2022년 1월 26일 수요일, 설경구-이선균 주연의 영화 <킹메이커>가 개봉했다. <킹메이커>는 7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던 시절의 배경을 그리고 있다. 김대중을 모티브로 한 김운범(설경구)이 서창대(이선균)의 도움을 받아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되고, 신민당 대통령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던 과정을 중점적으로 그린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 <킹메이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2월 29일에서 1월 26일로 1개월 개봉이 미뤄졌지만, 눈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오히려 좋은 상황을 맞이했다.
재밌는데 길다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몰입도는 굉장하다. 주연 투톱 배우가 이선균과 설경구라니 연기력에 대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영화 자체의 러닝타임도 2시간으로 절대적으로 길지는 않고, 완성도도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연기력을 중점적으로 두기 위함인지 영화 대부분을 배우들의 대사가 가득 메우다 보니 그 빽빽함에 영화가 다소 길게 느껴진다.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빽빽해서. 영화 자체는 매우 뛰어나다. 2021년 개봉은 놓쳤지만, 2022년의 첫 영화로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누가 봐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창대는 엄창록
극중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김운범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선균이 연기한 '서창대'는 실존인물 '엄창록'을 모티브로 한다. 배경지식 없이 영화를 보러 가더라도 '김운범'의 모티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만, 이선균이 연기한 '서창대'의 모티브인 '엄창록'은 쉽게 파악하기 힘들다. 물론 모르더라도 극을 이해하기에는 어렵지 않다. 영화 제목부터 <킹메이커>이고, 70년대 독재정권을 이어가던 박정희 정부가 개헌을 시도하며 정권 연장을 노리는 모습에 도전하는 구도는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으니까. 엄창록은 60년대 김대중의 비서로 나타나 '마타도어의 귀재', '선거판의 여우'로 불리며 낙선을 거듭하던 김대중을 대통령 후보로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엄창록이 71년 김대중 캠프에서 실종된 이후 박정희가 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선거 종료 직후 나타났지만 이후 정치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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